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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전시회 출품작

드디어 퇴임을 했다.

by 뚝밑아이 2010. 9. 8.

   드디어 내가 정년 퇴임을 했다. 평교사로 퇴임하는 것을 자랑 처럼 이야기 했지만 어디 그게 자랑할 일인가?

   만나는 사람마다 축하한다고 하는데 축하 받을 일인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그런 나의 기분을 미리 간파하고 축하를 드려야 할지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퇴임을 한 것이다. 교육청 전자문서 시스템에 들어가려니 브레이크가 걸렸다.

   공제회 사이트에 들어가려 했더니 거기도 두번째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렇게 한가지씩 걸린다. 드디어 실감이 나는 것이다.

   두달만에 다니던 병원도 더 자주 오란다.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술은 입에 대지도 말란다. 까짓거 한두잔 쯤이야 하는데,

   그럼 까짓거 한번 죽어볼까?

   이거 말 됩니까?  말도 안되죠.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누가 여기까지 들어와 읽을 분이 있을까만, 넉두리를 풀어본다.

 

   여기 퇴임을 하면서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린다. 

 

 

인 사   말 씀

금년 여름 왔습니다.더위 어떻게 이겨 내셨습니까?

8월 31일자로 교직을 떠나게 된 임희중 입니다.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되돌아보면 젊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가리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였다고 자부 합니다. 그렇지만 오로지 주어진 일에만 열중하였던 것 같습니다. 일을 스스로 찾아 만들어 하는, 창조적인 인간은 못되었습니다.

어쩌다가 내 몸의 순환기에 이상이 생기고부터,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면서, 주변 동료와 후배 선생님들의 관용과 도움 속에 오늘까지 버티어왔습니다.

신학기를 맞으면 방학을 기다리고, 방학을 하면 학급 어린이들을 떠올리며 개학을 기다리고, 개학을 하면 또 방학을 기다리면서, 그렇게 한해 한해를 보내곤 하였습니다. 막연히 무엇인가를 기다리면서 세월을 보냈습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희망적인 생각인 듯 합니다만, 얼마나 소극적인 사고방식일까요? 이제 와서 또 무었을 기다려야 할까요? 

이제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영광된 앞날을 스스로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서 잊혀진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저도 잊혀지겠지요? 조금만 더 기억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여러분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정년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저의 기억력이 아무리 황폐화 되었다고 하나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정을 받으며 살아온 따뜻한 교직의 온상을 떠나려니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야 할 길, 해야 할 일, 목적을 뚜렷하게 세워, 두려움과 걱정보다는 교직에 몸담고 있을 때처럼 열심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작고 소박한 마음으로 세상일에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조용하면서도 씩씩하게 생활하렵니다.

여러분!

그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에 다시 감사 말씀 드리며, 모든 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건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답니다.

모두 내내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10. 8월 28일

임  희  중   올림

 

 

 

 

인사말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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